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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섭 변리사 기고문] 발명을 특허로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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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조회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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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정진국제특허사무소 조윤섭 변리사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여러 명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뜻인데, 장님은 앞이 보이질 않으니, 코끼리의 일부분밖에 만질 도리가 없다. 그러므로, 귀를 만진 사람, 코를 만진 사람, 꼬리를 만진 사람의 의견이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군맹무상은 이처럼 부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체에 대한 정보인양 판단하는 논리적 오류를 뜻한다. 필자는 특허명세서를 작성할 때면 자주 이 고사성어가 떠오르곤 한다.

필자가 다년간 출원을 위해 발명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발명자은 본 발명의 우수함에 대해 정말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런 정보들 중에서는 해당 기술분야 전반이 다른 기술분야 전반에 비해 가지는 장점, 즉 ‘보편적 장점’과, 동일 기술 분야 내에 존재하는 선행문헌으로부터 본 발명이 차별될 수 있는 장점, 즉 ‘특이적 장점’이 구별되지 않고 혼재돼 있다.

이러한 혼재된 정보를 잔뜩 받아 들고 백지 상태에서 명세서를 쓰기 시작하면, 필자는 가장 먼저 보편적 장점과 특이적 장점을 분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보편적 장점과 특이적 장점을 평면적으로 나열하여 작성하게 되면, 보편적 장점은 해당 기술 분야 전반이 다른 기술 분야 전반에 비해 가지는 장점이므로, 다른 선행문헌에 해당 내용이 개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므로, 특허청 심사관과 같은 발명을 평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출원된 발명에 기재된 장점 중 몇 가지가 선행문헌에 이미 개시되어 있으므로, 선행문헌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본 발명의 다른 장점들도 선행문헌으로부터 쉽게 생각해낼 수 있다고 판단하기 쉬워진다.

발명을 평가하는 사람에게 이미 이러한 선입견이 생겼다면, 그러한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출원명세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장점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명세서에 입각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보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 내야하고, 그러한 내용을 입증해줄 수 있는 추가실험이나 추가자료를 어떻게든 만들어내거나, 검색해서 찾아내야 한다.

심사단계에서 추가실험이나 추가자료를 제출한다 하더라도, 그 내용을 인정해줄지는 심사관의 재량에 달려있다. 따라서, 명세서 작성 초기단계부터 ‘특이적 장점’을 강조할 수 있는 입체적인 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다면 심사관의 호의적인 심사태도를 끌어내어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발명이라는 것은 코끼리를 만지는 것처럼, 어느 방향에서 발명을 접근하느냐에 따라, 통상의 기술자 입장에서 쉽게 생각해내기 어려운 새로운 기술적 의의가 등장하기도 한다. 부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체에 대한 정보인양 판단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에 해당하지만, 발명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는 축소하여 기재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는 확대하여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로잘린드 엘시 프랭클린(Rosalind Elsie Franklin)은 51번 DNA X선 회절 사진을 확보하여 DNA가 이중 나선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였지만, 정작 DNA가 이중 나선 구조를 가질 것이라고 가설을 세우고 이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마련하였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자들은 제임스 D. 왓슨(James Dewey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Harry Compton Crick)이었다.

진보성 있는 발명은 지식의 경계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명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떠한 의의를 부여하는지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press9.kr/news/articleView.html?idxno=45406